결정적 순간의 목격자
- 김무화과
- 4시간 전
- 2분 분량

무화과나무는 역사적 순간의 배경이었습니다.
성경의 첫 장, 아담의 부끄러움을 가려준 것도,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 마지막으로 '본질'을 가르치신 대상도 바로 이 나무였습니다.
신비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로마 제국이 탄생한 강가, 이집트 파라오의 영원한 집까지. 인류가 진리를 마주한 결정적 장면에는 약속처럼 무화과가 서 있었습니다.
1. 인류 최초의 옷, 그리고 예수의 경고
성경의 시작과 끝에 무화과가 있습니다.
최초의 옷: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난생처음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그들의 몸을 감싸준 것은 비단이 아닌 무화과나무 잎이었습니다. 인간의 허물을 덮어준 첫 번째 존재였습니다.
예수의 경고: 훗날 예수는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를 꾸짖었습니다. "잎사귀(겉치장)만 화려한 것은 소용없다. 열매(본질)를 맺으라." 기독교에서 무화과는 껍데기를 버리고 내면의 진리를 찾으라는 엄중한 가르침입니다.
2.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결정적 장소
왕자의 옷을 벗어던진 싯다르타가 6년의 고행 끝에 마침내 '붓다(깨달은 자)'가 된 곳. 그곳은 화려한 궁전이 아니라 보리수 아래였습니다.
사실 이 나무의 정체는 '인도 무화과나무(Ficus religiosa)'입니다. 그는 자신의 안으로 파고들어 꽃을 피우는 무화과처럼, 외부의 소음이 아닌 내면의 깊은 곳에서 우주의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3. 허공을 붙잡는 믿음, 반얀트리
힌두교에서 '불멸'을 상징하는 신성한 나무, 반얀트리. 이 거대한 나무도 실은 무화과나무의 가족(Ficus)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그 대담함, 그것이 바로 무화과가 보여주는 '믿음'의 실체입니다.
4. 쿠란의 맹세: 이슬람이 본 완벽한 형상
신의 언어에도 무화과는 빠지지 않습니다.
이슬람의 성전(聖典), 쿠란(Quran) 95장의 제목은 '아틴(무화과)'입니다. 첫 구절에서 신은 "무화과와 올리브를 두고 맹세하노니"라며 엄숙한 선언을 합니다.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무화과를 두고 "천국에서 내려온 과일"이라 칭송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슬람에게 무화과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완벽한 형상이자 축복의 증거입니다.
5. 로마를 탄생시킨 늑대와 나무
서양 문명의 뿌리, 로마 제국의 시작점에도 무화과가 있습니다.
강물에 버려져 죽을 뻔한 건국자 로물루스 형제를 살린 것은 '루미날리스'라는 무화과나무였습니다. 늑대는 이 나무 그늘 아래서 어린 쌍둥이에게 젖을 물려 살려냈습니다. 무화과가 없었다면 위대한 로마 제국도 없었을 것입니다.
6. 파라오의 영원한 집
삶과 죽음의 경계에도 무화과가 서 있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돌무화과나무를 '생명의 나무'라 불렀습니다. 이 나무는 좀처럼 썩지 않아, 파라오가 영원히 잠들 관(棺)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습니다. 그들에게 무화과는 죽음 너머의 영생을 지키는 단단한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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