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자랑과 침묵하는 나무
- 이명수 교수
- 2월 2일
- 1분 분량

옛날 옛적에, 숲속의 나무들이 모여 서로의 꽃을 자랑하는 대회가 열렸습니다. 벚나무는 분홍빛 구름 같은 꽃잎을 흩날렸고, 목련은 하얀 등불 같은 꽃을 켰으며, 장미 덩굴은 붉고 화려한 향기를 뿜어냈습니다. 벌과 나비들은 화려한 꽃들에게 몰려들었고, 숲은 온통 그들의 칭송 소리로 시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구석에 서 있던 한 나무는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그 나무에겐 꽃잎도, 향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투박하고 두꺼운 초록색 열매 같은 몽우리만 매달고 있었죠. 다른 나무들이 비웃었습니다. "저 나무를 봐. 꽃을 피울 줄 모르는 '불임의 나무'인가 봐."
나무는 슬퍼서 신에게 물었습니다. "왜 저에게는 꽃을 주지 않으셨나요? 저도 세상에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습니다."
그러자 신이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사랑하는 나무야, 너에게 꽃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다. 너의 꽃은 세상의 바람에 흩날리기엔 너무나 귀해서, 내가 너의 몸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두었단다."
나무는 깜짝 놀라 자신의 몽우리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투박한 껍질 안을 쪼개보았을 때, 그 안에는 수천 송이의 붉은 꽃들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빽빽하게 피어나 꿀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꽃을 밖으로 피운 나무들은 며칠 뒤 꽃잎을 떨구고 시들었지만, 꽃을 안으로 품은 이 나무는 달콤한 꿀과 생명을 가득 채워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꽃이 없는 과일이라 하여 '무화과(無花果)'라 불렀지만, 지혜로운 이들은 알았습니다. 그것이 '은화과(隱花果, 숨겨진 꽃)'라는 사실을요.
[무화과 대학의 메시지] 당신은 지금 초라해 보이나요? 남들처럼 화려한 꽃(머릿결, 외모)이 없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진짜 귀한 꽃은 밖으로 피지 않습니다. 무화과처럼 단단한 껍질 속에 수천 개의 가능성을 품으세요. 우리는 당신의 내면에 숨겨진 '붉은 은하수'를 봅니다.
[이 붉은 은하수의 생물학적 실체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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